[기고] 세계 평화의 섬에서 포럼 외교를

입력 2017-05-17 18:22  

31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제주포럼
새 정부 외교안보 좌표 설정 돕고
개방적 소통 통해 국격도 높일 것

서정하 < 제주평화연구원장 >



지난 10일 새 정부가 출범했다. 엄중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출발한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하는 심각한 외교안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다. 새 정부의 최대 당면 과제는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위협과 위험 행위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의 평화 및 안정 유지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깊어진 중국과의 갈등 해소, 과거사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대(對)일본 관계 관리,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과의 긴밀한 공조 유지 등도 중대한 도전 과제다. 그뿐만이 아니다. 국제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일원으로서 자유주의 세계질서의 약화, 테러리즘 확산, 글로벌 기후 변화 등 초국가적 과제를 푸는 데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이처럼 과거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다층적인 외교안보 문제 해결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해법을 모색하는 담론의 장 개최는 매우 유용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는 31일 열리는 제주포럼이 주목을 끌고 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제주포럼은 외교안보를 비롯한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는 종합 국제포럼이다. 최근 들어 규모가 급신장해 금년 제주포럼은 70개가 넘는 세션에 발표자 및 토론자만 500여 명에 달하며 작년 예에 비춰 참관 인원도 5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 대선후보로 관심을 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참석으로 화제가 된 작년 행사 못지않게 올해 포럼에도 국내외 저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알찬 담론의 장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포럼에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카바코 실바 전 포르투갈 대통령, 수카르노 푸트리 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 푼살마 오치르바트 전 몽골 대통령 등 국제 문제에 높은 식견을 가진 정치 지도자들과 외교안보 문제에 정통한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올해는 새 정부 출범 직후에 열리는 행사인 만큼 당면 외교안보 의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새 정부의 좌표 설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포럼은 공공외교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1.5트랙’ 다자대화체인 제주포럼은 정부와 민간 관계자, 국내 전문가와 해외 전문가, 전문가와 일반 시민 간에 쌍방향적인 소통이 이뤄지는 폭 넓은 담론의 장이다. 이런 개방적 소통을 통해 제주포럼은 참가자 서로의 지식과 이해를 공유·확대하고 국내 시각을 국제 사회에 전파하는 역할을 해 왔다. 올해처럼 한반도와 주변 지역 평화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제주포럼은 우리 대외 정책의 정당성을 국내외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세계 평화의 섬인 제주의 국제적 존재감 또한 함께 올라갈 것이다.

21세기 국제 환경 변화로 다양한 행위자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복합 외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가마다 국제지식공동체 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은 주최국의 소프트 파워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오늘날 많은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크고 작은 다수의 국제 포럼을 주최한다. 다보스포럼이나 보아오포럼이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아시아에서도 일본의 닛케이포럼, 싱가포르의 샹그릴라대화, 중국의 향산포럼 등 국제적 인정을 받는 상당수의 포럼이 열리고 있다. 우리의 국익을 증대하고 국격을 높이기 위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명품 포럼을 만들어야 할 때다.

서정하 < 제주평화연구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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